영화 <그랑블루>는 바다를 사랑하는 프리다이버인 두 친구들의 사랑과 우정을 깊고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담아낸 영화로 1993년 국내 개봉한 후 20년이 지난 2003년도에 기존 110분 버전에서 53분을 추가해 리마스터링 감독판으로 재개봉되었습니다.
영화 <그랑블루 > 소개
영화보다는 짙푸른 망망대해에 돌고래 한 마리와 한 사람이 보이는 포스터가 더 유명한 영화 <그랑블루>는 푸르디푸른 바다, 두 남자, 돌고래가 가장 먼저 연상되는 영화입니다. 영화 <레옹> , <제5원소> 등으로 유명한 뤽 베송감독이 연출하고 1988년 프랑스에서 개봉해 프랑스에서만 210주간 상영하고 1500만 명 이상의 관객이 관람한 대기록을 세운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지금까지도 스쿠버다이버 및 프리다이버들에게 전설적인 영화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감독의 전작인 '니키타'가 인기를 끌자 뒤늦은 1993년 수입, 개봉했으며 그 당시 영화의 감독이나 배우들이 인지도가 없어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서울관객 11만 명 이상이라는 흥행성적을 거두었습니다. 할리우드 블럭버스터 영화처럼 대박은 아니었지만 당시 한국 관객들에게 낯선 유럽 영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관객수는 놀라운 성적이었습니다. 주인공인 자크 마욜은 프랑스인 프리다이빙 세계 기록을 보유했던 전설적인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했고, 그는 극본 작업에도 함께 참여했으나 영화의 내용은 픽션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젊은 시절 다이버를 꿈꿨던 뤽 베송 감독도 잠깐 카메오로 등장하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영화 줄거리
영화 <그랑블루>는 1960년대 그리스의 한 섬을 배경으로 엔조와 자크라는 소년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지는 것을 싫어하는 엔조와 바다를 사랑하는 순수한 소년 자크. 자크는 잠수부였던 아버지가 바다에서 사고로 돌아가시게 되자 이를 막지 못했다는 자책감을 안고 바다와 돌고래를 가족으로 여기며 외롭게 살아갑니다. 그런 자크에게 엔조는 우정을 나누는 유일한 친구이자 잠수실력을 겨루는 경쟁상대입니다. 이후 영화는 1980년 이탈리아 시실리로 배경이 바뀌면서 세계잠수대회 챔피언이 된 엔조의 모습과 아직 어리숙한 소년의 모습인 자크의 모습으로 옮겨집니다. 자크는 엔조의 초대로 프리 다이빙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시실리 섬으로 왔고 그곳에서 조안나를 만나 사랑에 빠집니다. 돌고래와 교감하며 사람과의 관계에 익숙하지 않은 자크는 사랑하는 조안나보다는 바다와 돌고래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 조안나는 이런 자크의 모습에 점점 더 외로움을 느낍니다. 한편, 엔조는 다이빙 대회에서 새로운 기록을 세우며 1등을 찍게 되지만, 이후 자크는 엔조의 예상대로 엔조의 기록을 깨고 새로운 세계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자크는 바닷속 깊이 잠수하는 동안엔 심장박동이 거의 뛰지 않고 , 몸 안의 모든 혈액이 뇌로 집중되는 돌고래형 인간이 된 것입니다. 이에 엔조는 패배를 인정하면서도 자크의 기록을 깨기 위해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님에도 무리해서 바다에 들어가게 되고 곧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엔조는 구조를 요청하는 대신 자크를 향해 자신을 바닷물속에 놓아달라는 부탁을 하게 되고 자크는 아버지를 잃은 그 바다에 친구 엔조마저 떠나보내게 됩니다.
영화 <그랑블루 > 결말 후기
친구를 떠나보낸 자크는 그 충격으로 수면제에 의지해 억지로 잠을 청하지만 , 꿈속에서조차 자신을 향해 내려오는 짙은 바닷물과 헤엄치는 돌고래들을 보게 됩니다. 결국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조안나의 애원을 뒤로하고 자크는 바닷물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자기가 사랑한 바닷속에서 스스로 돌고래들의 무리에 섞여 깊은 심해로 사라집니다. 이런 마지막 자크의 선택이 조안나의 입장에서 보면 이기적이기도 하고 무책임하기도 하다고 느껴지지만 어릴 적부터 바다와 돌고래와 있을 때 가장 행복해했던 자크가 자신의 안식처인 바다로 돌아가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깊은 바닷속에서 돌고래와 자유롭게 유영하는 자크의 모습은 영화의 명장면으로 꼽히는데 이는 관객들에게도 실제 바닷속을 헤엄치는 것 같은 환상을 주어 영화가 끝난 후에도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영화 <그랑블루>의 두 주인공은 실제로 프리다이빙계에서 선의의 경쟁을 이어나갔던 유명한 프랑스 선수 자크 마욜과 이탈리아 선수 엔조 마이오르카를 모델로 했습니다. 자크 마욜은 56세의 나이에 산소 없이 수심 105m 잠수기록을 남기고 은퇴했고, 엔조 마이오르카도 산소 없는 101m의 기록을 세운 후 프리 다이버 세계를 떠났습니다.